대강절 불빛
2018.01.17 15:35
대강절 불빛
시 / 청담 류시육 목사
떨리는 손으로 촛불을 켤 때
십자가에서 쏟아져 내리는 불빛으로
뼛속 깊은 곳까지 누적된 어둠 밝혀지고
내 안에는 온통 눈이 부셔옵니다
스스로 태우는 불빛에
나의 허물과 죄악은 녹아지고
하염없이 솟아나는 헤아릴 수 없는 은총
어느덧 눈물 되어 뚝뚝 떨어집니다
실바람에도 여지없이 흔들리지만
그 약함에 세상의 어둠 물러가고
찬란한 여명의 아침을 빚어내는
온 누리엔 신비로운 빛으로 가득합니다
숱한 눈물은 안으로 태우시고
백색 고운 살결 하나 둘 녹여 밝히시는
고독한 십자가 등촉에 타는 촛불
대강절 불빛은 영원한 인류의 희망입니다